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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4

국회의원의 수는 몇 명이 적정한가? ㅤ이듬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회는 선거제 개편에 착수했다. 국회는 19년 만에 전원위원회를 열어 관련 문제를 논의한다. 핵심적인 쟁점에 대해 각 정당이 이견을 표출하는 것을 보면 시작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어떤 선거구제를 채택할 것인가?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한가, 아니면 중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비례대표제는 병립형이 좋은가, 아니면 연동형이 적절한가? 비례대표제를 확대할 것인가, 축소할 것인가? 그러나 다양한 쟁점들 가운데 가장 큰 논란거리는 역시 국회의원 정수에 관한 것이다. 사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선거제도를 개편한다면 국회의원의 증원 혹은 감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관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사람은 여당의 김기현 대표였다. 그는 현재 300명인 의원 수를 .. 2023. 4. 17.
정주 외국인에 대한 “민주적 지배” 지배의 정당성과 외국인 ㅤ우리는 민주주의를 논할 때 정당성 문제를 비켜갈 수 없다. 켈젠H. Kelsen은 국민주권의 실현을 통해서 민주주의가 정치적 지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보았다. 드워킨R. Dworkin이 보기에도 민주주의는 정당성 문제로부터 유리된 채 이해할 수 없다. 이들 외에도 학자들은 ― 비록 세부적인 인식 차이는 존재했을지 몰라도 ― 민주주의를 정당성과 연결 지었다. 여기에 굉장히 간단한 사례가 있다. 만일 우리가 당장 내일부터 18세 이상의 여성을 징집하여 일정 기간 병역에 복무하도록 법률을 개정하려고 한다. 이때 여성에게만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면 이후 새로운 병역법을 적용하여 여성을 징병할 정당성이 훼손될 것이다. 정당성에 기여하는 정치적 권리에는 투표권이나 선거권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3. 4. 7.
후기: 공정한 민주주의 관련 글: 다수결과 인민에 의한 지배 (Oct 22, 2022) 다수결과 인민에 의한 지배 다수결 전제 ㅤ우리 사회에서는 종종 민주주의를 둘러싼 격렬한 토론이 벌어진다. 이러한 유형의 논쟁 가운데 가장 최근의 사례는 다수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여 법안을 통과하려는 정치적 태도, grundgesetz.tistory.com ㅤ지난해 4월, 민주당은 몇 가지 쟁점적인 법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기행과 꼼수를 사용해 민주적 절차를 생략했다. 당시 야당의 요구에 의해 설치된 안건조정위원회는 국회법에 따라 다수당 소속 의원 3명과 이에 속하지 않은 의원 3명으로 구성되어야 했다. 하지만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은 자당 소속 의원인 민형배를 탈당시켜 무소속으로 만든 후에 법제사법위원장으로 하여금 그를 비교섭단체.. 2023. 4. 6.
다수결과 인민에 의한 지배 다수결 전제 ㅤ우리 사회에서는 종종 민주주의를 둘러싼 격렬한 토론이 벌어진다. 이러한 유형의 논쟁 가운데 가장 최근의 사례는 다수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여 법안을 통과하려는 정치적 태도, 곧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른바 “입법독주”와 관련이 있다. 올해 민주당이 편법으로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려 시도하고 실제로 무력화하는 데 성공한 일은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했다. 주요 언론사의 평론가들은 이처럼 다수당이 의회에서 의석수로 상징되는 힘의 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다른 정당의 의견을 무시한 채 법안 통과를 강행하는 것이 반민주적이라고 비판한다. 흥미로운 점은, 그 비판의 화살이 다수결을 표적으로 삼으면서도,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참된 다수결이란 그 안에 숙의deliberation를 전제한다고 역설한다는 사.. 2023. 4. 5.